이제 1개월도 채 안 남은 시점에서 슬슬 인턴십을 하며 느꼈던 점을 정리해보려 한다. 계속 생각나는 부분들도 있고 어느 정도 아쉬운 점도 있었고...
어쨌든 실제 제품의 코드를 만질 수 있어서 좋고, 나보다 실력이 훨씬 좋은 사람들이 모인 조직에 속해서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있고, 이제야 시스템을 좀 자세히 이해한 것 같은데 인턴 종료일이 얼마 안 남아서 벌써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.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아래와 같은 것들을 느꼈다.
1. 정확한 용어를 쓰는게 좋다.
이전까지 나는 습관적으로 지시어를 써서 설명해서 상대방에게 말하는 바를 한 번에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는데, 팀원분들이 나와 달리 정확한 용어를 써가며 설명하셨던 게 크게 인상이 남는다. 용어는 내가 처음 들어서 모르는 거면 알아가면 되는데, 지시어는 나도 정확한 개념을 잘 몰라서 쓰는 경우가 많아서 상대방이 못 알아들으면 내가 다시 설명해주려 해도 내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. 정확한 용어를 쓰면 설명이 더 잘 전달되고 내가 기억할 때도 도움되니까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. (왠지 내가 더 똑똑해진 느낌도 든다)
"음.. 그러니까 여기다가 이 값을 넣어서 자동으로 주입이 되는거죠?" -> "여기선 생성자를 이용해 필요한 인자를 가지고 빈 주입이 되는 거죠?"
2. 손으로 메모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.
이건 좀 웃긴 내용이지만... 내 친구가... 모든 걸 노트북으로(간단한 메모조차) 하는 친구가 있어서 "와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으니까 메모할 때도 메모장이 필요 없어서 좋네.. 적응력 좋다"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. 그래서 어쩐지 조금 불편해도 손으로 메모하는걸 좀 꺼리게 됐었는데 회사에 오니까 거의 모든 팀원분들이 메모를 손으로 하고 계셨다. 경험 많고 실력 좋은 분들이어도 손으로 메모한다는 걸 깨닫고나서부턴 나도 다시 생각정리할 때 직접 손으로 써가면서 하고 있다. 손으로 메모하니까 서식에 대한 자유도도 높고.. 휴대성도 좋아서 나에겐 더 잘 맞는 것 같다. 다 장단점이 있으니 굳이 더 멋져 보이는 걸 택할 필욘 없는 것 같다.
3. 이해한 바를 직접 말하면서 정리하면 상대가 틀린 걸 고쳐준다.
초반엔 내가 모르는 걸 물어보고 설명 들었을 때 이해를 잘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. 아예 안 된 적도 있었고, 덜 된 적도 있었지만 완벽히 된 적은 한 번 밖에 없다(진심으로..ㄹㅇㅋㅋ....) 그런데 나는 상대방을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잘 몰라도 대략적으로 이해했다고 착각하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다. 친절한 팀원분들은 바보와 함께 일하는 게 불안하셨는지 내가 이해를 못했다는 티가 나면 이해가 됐는지 물어보시거나 다시 설명해주셨지만, 사실 난 그것도 잘 이해 못하기 일쑤였다. 와~. 지금은 왜 나아졌냐면 한 팀원분이 본인이 이해한 바를 상대에게 말하면서 정리하시는 게 인상 깊어서 따라 해 봤기 때문이다. 만약 내가 이해한 바를 정리하면서 틀린 부분이 있을 때 상대방이 지적해주면 나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상대방은 안심하고 떠날 수 있다. 좀 더 명확히 이해될 때의 좋은 점은 다음에 내가 어떤 질문을 해야 될지가 명확해진다는 것이다. 처음엔 좀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점점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잘하게 되면 정말 필요한 질문만 할 정도로 질문량이 줄어든다. 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라면 대부분 너그럽게 설명해주실 것 같다.
물론 이건 모든 팀원이 납득할 만한 내용은 아닐 수 있다. 설명해주는 사람은 질문한 사람이 이해한 바를 듣고 지적해주기까지 인내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. 너무 이해를 못한다면 화를 유발할 수 있을 것 같지만.. 설명해주는 사람도 내용을 복습한다고 생각하고 설명에 시간을 투자해주신다면 질문자 입장에선 매우 감사한 일이다ㅎㅎ
4. 인프라 구축 직접 해보고 싶다.
- 공유기를 사용한 DDNS & VPN 구성은 집 게이트웨이(?) 구조상 공유기와 WAN이 직접 연결되는 방식이 아니라 못하게 됐지만 나만의 서버를 갖고 싶다면 팀원분의 조언인 AWS의 서버를 대여받아보는 대안이 요즘 들어 꽤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. 회사의 인프라를 경험해보면서 직접 인프라를 구축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AWS의 EC2에 관심 간다.
- 네트워크에도 관심 갖게 됐다. 인프라 구축이 신기해서.. "붙는다"는 표현을 ssh 명령어를 쓰면서 확실히 깨달았다.
- synology로 CI도 돌리고, 개발 및 상용 서버도 돌리고, attlasian의 제품들 사용하고.. 좋은 것 같다.
5. 우분투 터미널 정말 편하다.
이전까진 터미널이라고 하면 다양한 명령어를 일일이 다 기억해야 돼서 어렵고 귀찮다는 이미지가 강했는데.. 서버 개발에 터미널을 사용해보니 점점 편해지고 있다. 물론 윈도우에서도 명령어를 사용할 수 있고 윈도우에선 우분투에서 안되는 프로그램도 실행시킬 수도 있지만.. 여러 창을 번갈아가며 보기보단 웬만해선 터미널 하나로 처리 가능하다는 점에서 터미널이 유용한 것 같다.
6. 새로 알게 된 기술 개념들(스프링 프레임워크, MSA, GraphQL)
- 반성해야 될 내용인데, 나는 스프링 프레임워크와 스프링 부트가 거의 동의어인 줄 알았다;; 사실 지금까지 내가 공부했던 내용은 스프링 MVC, 스프링 부트 정도이지 스프링 프레임워크 자체를 파악하고 있던 건 아닌 것이다.
- 또 MSA라는 것도 첨 알았는데 이전까진 gradle로 의존성 관리해왔어서 maven으로 모듈을 작게 구분해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처음 알았다.
- 회사에서 스프링 부트 관련해서 메인으로 익힌 기술은 SpringBoot + GraphQL 인 것 같다. GraphQL이 java와 잘 안 쓰여서인지 예시 자료가 많지 않았지만 GraphQL 소개 문서 자체에서 설명을 매우 잘해놔서 도움을 많이 얻었다.
- 개인적으로 도커가 정말 맘에 든다고 느꼈다.. 독립적인 환경을 이미지로 쉽게 구성할 수 있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다. 점심시간에 틈틈이 도커 책을 읽어보다가 저녁에도 보기 시작했는데 재밌는 것 같다.
7. 서로 제안할 때 유치할 법한 것도 의견으로 낸다.
서로의 의견이 필요한 순간에 아무것도 확신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기 의견이 최적의 솔루션이 아닌 것 같아서 눈치보며 아무 의견도 내지 않기보단, 정말 basic한 의견부터 내면 그 의견을 시작으로 방향을 찾을 수도 있고, basic한 의견이 때론 가장 최적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.
남은 기간 동안 또 어떤 것들을 느끼고 배워갈지 궁금하다 :^ㅇ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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